JEZOO

너른 들판

wide field

길고 긴 밤

long long night

INTERVIEW

뮤지션 여유와 설빈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여유와 설빈입니다. 많이들 헷갈려 하시는데 제가 여유고 제가 설빈입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가장 큰 관심사가 있다면?
여유 몸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어떤 운동을 할지 사실 생각만 하고 있어요. 생각만 하느라 정작 운동은 시작도 못 했는데 이제는 정말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아요. 몸 건강이라고 얘기하는 게 마음이나 정신 건강과도 다 연관이 있잖아요 그래서 건강한 삶을 찾기 위해 운동을 한번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설빈 저는 요즘 채소 요리 만드는데 꽂혀서 쉬는 날이면 집에서 직접 채소 요리를 하나씩 해보고 있어요. 비거니즘에 관심도 많구요.

본인의 창작과정에서 가장 큰 우선순위는 뭔가요?
여유 저는 무엇보다 솔직한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들고 부르는 제 노래는 저 스스로에도 떳떳하고 솔직해야 돼요.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진정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런 게 창작에 앞서 제일 먼저 고려하는 부분 이예요.

설빈 여유와 설빈의 노래를 거의 대부분 여유가 만드는데 그래서인지 여유가 만든 노래를 실현하는 실현자로서의 역할이 저한테는 더 크게 느껴져요. 어떻게 하면 여유가 만든 노래 속 창작자의 의도를 청중들한테 잘 보일 수 있을까? 잘 들려줄 수 있을까? 이런 부분에 주안점을 많이 두고 있어요.

제주섬은 스스로에게 어떤 공간으로 인식되나요?
여유 제주에 적응하는 데 한 3년은 걸린 것 같아요. 제주에 오고 싶어서 이주한 거고 누가 가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니었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주위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고…참 난감했어요. 사전준비 없이 무턱대고 제주 살이를 시작한 탓이죠. 서울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환경이 달라진 점도 있었구요. 이런 저런 다양한 이유로 제주 생활에 적응하는 데 한 3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3년이 지나고 나니까 어디 멀리 갔다 제주 공항에 도착하면 ‘집에 왔다’ 이런 느낌이 들기 시작 하더라구요. 현재는 제주에서의 생활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어요. 이곳 제주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라든지, 꼭 해야 하는 일이 라든지 아니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하나씩 찾고 있습니다.

설빈 저도 여유와 비슷한데 어느덧 제주 살이 6년차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제주가 제 삶의 터전이 됐어요. 돌이켜보면 언제 이렇게 지나갔나 싶을 만큼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 느낌이 들구요. 많은 분들이 여유와 설빈의 음악을 들으시며 제주를 떠올리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워졌어요.

저희도 노래를 할 때 저희만의 목가적인 느낌이나 서정적인 느낌 같이 현재 저희가 살고 있는 제주를 생각하면서 부르게 되기도 하구요. 그만큼 이제 저희와 제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예술이 세상과 공간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믿으신다면 예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여유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작업을 해본 적은 사실 한 번도 없어요. 항상 제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노래로 만들어서 불러왔죠. 그런데 제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제 노래가 누군가에게 들려지고 또 어떤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작은 힘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하곤 해요.

노래가. 더 크게 얘기하면 예술이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구요. 설명하기가 좀 어렵긴 한데 지금의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는 생각해요. 어떻게 어떤식 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시간은 좀 더 필요하구요.

제가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음악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앞서 말씀드렸는데 같은 의미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어떤 작업을 할 생각은 아직까지는 없어요. 제 안에 있는 제 이야기들을 계속 성장시켜 나가고, 저 역시 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저 스스로 좋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는 게 우선이죠. 그래야 좀 더 이로운 세상에 좀 더 이로운 노래를 제가 만들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솔직히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INTERVIEW

밀랍초 작가 랄라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천연 밀랍으로 밀랍초를 만드는 랄라 밀랍초의 랄라입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가장 큰 관심사가 있다면?
정말 많은 분들이 제주의 자연을 즐기러 오지만 개인적으로 ‘좀 충격적이다‘ 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긴 해요. 매해 여름이면 바닷가에서 수영도 즐기고 태닝도 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근데 그 옆에 쓰레기가 뒹굴고 있어도 줍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시다는 거예요. 심지어 저희가 옆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같이 주울 생각을 안 하시더라구요. 제주에 거주하며 꽤 오랜 시간 해변정화 활동을 했는데 쓰레기를 같이 줍는다거나 자신의 쓰레기를 저희 봉투에 넣어 주신 다거나 하는 분을 여태까지 만나지 못했어요. 제주의 청정 자연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고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생각돼요.

본인의 창작과정에서 가장 큰 우선순위는 뭔가요?
자연 그대로를 담은 빛이 사람들한테 어떤 특별한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밀랍초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제주의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제품 디자인을 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구요. 초 이름이 시간, 비, 길 이런 것도 같은 이유라고 보시면 돼요.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나무나 별 등 자연을 주제로 한 디자인을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어요. 

사람 손으로 작업 하는 모든 것들에는 그 사람의 에너지가 들어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분이 너무 안 좋거나 짜증이 난 상태에서는 절대 작업하지 않으려고 해요. 저희가 만드는 초 역시 손으로, 몸으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항상 컨디션 신경 쓰면서 가장 건강한 신체와 가장 건강한 정신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노력 하고 있구요.

제주섬은 스스로에게 어떤 공간으로 인식되나요?
제주에 살면서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방법이 바닷가를 산책하거나 오름을 오르는 거예요. 자연을 많이 관찰하며 무언가 창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도 하구요. 어떤 감정 소비 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자연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떤 공간이든 반드시 감정 소비가 있기 마련인데 자연은 소비보다는 알 수 없는 무엇을 채워준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하는 저희만의 방법을 고수하고 있어요.   

예술이 세상과 공간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믿으신다면 예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예술가는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소양이 있겠지만 사회 문제에 대한 바른 인식이 첫 번째죠. 다른 사람이야 어떻든 룰루랑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비단 작업뿐만 아니라 제 삶에도 투영돼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밀랍초를 만드는 작업뿐만 아니라 삶 속에도 같은 소양을 갖고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