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ZOO

화북공업 1

HWABUK industrial zone part. 1

화북공업 2

HWABUK industrial zone part. 2

INTERVIEW

뮤지션 레인보우99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주로 전자 음악을 메인으로 하며 기타도 치고 있습니다. 레인보우 99입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가장 큰 관심사가 있다면?
자본주의가 무너졌으면 좋겠다? 지구 멸망? 이런 것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제가 개인적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재개발 지역에 가서 음악을 만들고 같이 촬영하는 친구들이 촬영된 영상에 모션 그래픽을 입히는 일련의 창작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사를 많이 다녔거든요. 아주 많이. 그래서 공간에 대한 애착이 좀 있다고 할까? 어릴 때 뛰어놀던 공간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고 재개발되는 모습이 너무 안 좋더라구요. 추억 속 공간을 현재 모습 그대로 한번 남기는 건 어떨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구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라고 보시면 돼요. 그냥 그 공간의 느낌을 한번 담아보자 싶었구요. 여튼 공간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본인의 창작과정에서 가장 큰 우선순위는 뭔가요?
솔직함? 항상 매사에 솔직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연주를 하고 음악을 만드는 창작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행위와 행동을 행함에 있어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솔직 하려고 하죠.

제주섬은 스스로에게 어떤 공간으로 인식되나요?
서귀포는 참 좋아요. 제주시에 비해 일단 사람이 적은 것 같고 작은 골목길도 여전히 마을마다 존재하구요. 삶의 질이 아주 좋아서 그냥 서귀포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작년에 물의 순환이라는 앨범을 냈는데 제주에서 지내보니까 주위에 온통 물 밖에 없는 거예요. 여름이면 거의 매일 비 오지, 숲에서 조금만 밖으로 나가면 바로 바다고. 그래서 제주의 물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고 그러다 물의 순환이라는 앨범까지 만들게 됐죠.

앨범을 만들면서 알게 됐는데 지구에 있는 모든 물의 총합은 항상 같대요. 과거나 지금이나 물이 더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는 거죠. 항상 평균을 유지하려고 하는 자연의 신비랄까? 암튼 그렇다구요.

예술이 세상과 공간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믿으신다면 예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전 예술의 힘에 대해 비교적 회의적인 편인데 예술이 공간을 바꿀 수는 없어요. 설혹 바꿀 수 있다고 해도 매우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예술에는 공간을 남기는 힘이 있다고는 생각해요. 보통 유휴 공간을 이윤이 많은 것, 혹은 돈을 더 잘 벌수 있는 걸로 바꾸곤 하잖아요. 자본주의 시장에서 그런 행위는 당연한 거구요. 다만 예술이란 덩어리 속에 역사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현대인들의 불만과 여러 행위들을 담으면 그 공간을 더 잘 보존할 수 있고 계속 존재 하게끔 하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로 제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공간에는 계속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그 공간이 주는 멋이나 아름다움이 있어요. 그런게 오래도록 남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도 그 공간을 인지하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하면 그냥 그렇게 사라져 버려요. 그래서 제 프로젝트는 다큐멘터리 찍는 거랑 비슷해요. 공간을 공간 그대로 기록하고 박제시키는 거죠.

INTERVIEW

미술작가 박주애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주에서 태어나 작업하고 있는 박주애입니다. 최근에는 페인팅 작업도 하며 설치 작업이랑 도자 작업도 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여러 가지 삶의 생각들을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가장 큰 관심사가 있다면?
제주도에 살면서도 오르지 못했던 많은 오름과 그 안의 자연을 다니면서 그때의 계절과 생각들을 채집 및 기록하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그림으로 모아 작업하고 있는데 지금 현재는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답습하며 반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이걸로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스스로에게 질문도 던지면서요.

본인의 창작과정에서 가장 큰 우선순위는 뭔가요?
시간인 것 같아요. 지금껏 살면서 갖고 있었던 기존의 생각들이 많이 바뀌기도 했고 그때그때 제주에서 느꼈던 삶의 감정들이 문득 떠오르곤 하는데 그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할까? 그리고 그때 가장 뜨거울 수 있는 생각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런 생각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그냥 사라져 버리는 생각 같은 것들을 좀 차분히 기록하고 싶어요.

매해 같은 계절이 찾아와도 그 계절은 결코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 않잖아요. 이게 되게 소중하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소중한 부분들을 그냥 넘기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요새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엇이든 작업을 하면 그때 가장 뜨거울 수 있는 작업을 찾아서 하고 있어요.

제주섬은 스스로에게 어떤 공간으로 인식되나요?
제주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강인한 생명력을 많이 느꼈어요. 제주도라는 땅 자체가 저한테는 매우 신비롭게 느껴져요. 그 특유의 자연 에너지 말이죠.

곶자왈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나무가 누워서 자라기도 하고 아니면 단단한 바위를 뒤엎고 자라기도 하는데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생의 에너지가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제가 이런 생의 에너지가 넘치는 땅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의지 있게 지금의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구요. 그래서 탐방하며 그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제주의 모습들을 찾으면서 그 에너지를 많이 찾기도 해요. 실제로 얼마 전에 맨발로 산을 올랐는데 맨발로 등산하면서 최대한 숲 안으로 들어가 숲에 대해서 좀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 또한 이 제주도에서 태어난 하나의 작물로서 그런 에너지를 받지 않았을까 하면서요.

저는 제가 직접 그 안으로 뛰어들어야만 비로소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이나 이미지로만 보고 관찰하는 게 아니라 직접 경험 해야 그 느낌과 감정들을 오롯이 느낄 수 있고 그결과 온전한 내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얀색 캔버스에서 헤매는 것처럼 숲을 찾아 헤매고 그런 헤매는 과정 속에서 최근에 깨달은게 있는데 숲은 굉장히 치열하다는 거예요. 겉에서 보기에는 조용하고 평화로운데 실제 숲 안에서는 치열한 자연의 세계가 펼쳐져 있죠. 그렇게 제주의 숲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제일 치열한 방법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배울 수 있었어요.

예술이 세상과 공간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믿으신다면 예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저는 예술이 저라는 개인을 상당히 많이 변하게 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사회성이 뛰어나지도 않고 사람을 대하는 데는 다소 어려웠어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오류들이 있었죠. 그런데 예술 활동을 통해 그런점 들이 많이 변했어요.

예술이 저에게는 구원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감사함을 가지면서 작업을 하는데 개인은 곧 가장 작은 사회잖아요 그래서 저는 예술이 어쩌면 이 사회를 구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제 작품 안에서 조금씩 머물면서 생각이 해방될 수도 있고. 물론 저는 아직 그런 분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자연인을 꼭 자연으로만 표현 하는 게 아니라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자연을 통해 생각이 더 확장될 수도 있잖아요. 사실 이미지를 자연으로 사용 하지 않았을 뿐이지 제 생각은 어디로 어떻게 뻗어나갈지 모르는 일이죠. 마치 넝쿨 처럼요.

작업 특성상 저는 작업을 한번 하면 굉장히 많은 쓰레기가 나와요. 제가 사용하는 염료나 이런 것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인데 그래서 요즘 고민이 좀 많아요. 그렇다고 작업을 안 할 수도 없고 디지털로 전환하기에는 너무 어렵기만 하고. 자연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너무 깊이 하다보면 저 같은 작은 인간 작가가 감당 하기에는 일이 너무 커지기도 해요. 그래서 그냥 작가라는 타이틀을 빼고 생활에서 자연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을 일을 하자라는 결론에 도달하곤 하죠. 적극적인 자연보호를 생각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작업 할 때 재료를 조금 더 아껴 쓰려고 해요. 그게 제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구요. 솔직히 말하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