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ZOO

우리. 흘러간다

We. Flow

INTERVIEW

뮤지션 스프링플라워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재즈 장르를 중심으로 다양한 작곡과 편곡한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는 어쿠스틱 트리오 스프링플라워라고 합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가장 큰 관심사가 있다면?
유성재 <희박한 공기 속으로>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에베레스트 산에 등정했던 사람들이 불행하게도 사고로 인해서 한 명 두 명 죽는 얘기예요. 개인적으로 네팔 트레킹에 관심이 있어서 요즘 그런 책들을 찾아서 보고 있는 편이죠.

김나형 저는 건강이 요즘 제 주된 관심사예요. 코로나로 몇 년 동안 주로 집에만 있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려고 하니 체력이 많이 부족한 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운동을 해야 겠다 생각하게 됐고 운동과 관련된 것들을 찾아보고 있어요.

김세운 여러 가지 있지만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야 할까란 고민이 제일 커요.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는 쭉 제가 좋아했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었던 것 같아요. 음악적인 열매를 맺었던 시간들인 것도 같구요.

그래서 이제는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다른 어떤 음악적인 작업을 해야 될까? 라는 어떻게 보면 조금은 막막한 시간을 보내고 있죠. 막막하다고 표현은 했지만 사실 새로운 거에 도전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기도 해요.

본인의 창작과정에서 가장 큰 우선순위는 뭔가요?
유성재 어떠한 음악적 장치를 제외하고 듣는 사람들한테 제 음악이 진정성 있게 전달되고, 가식이나 꾸밈 없이 ‘이게 너의 솔직한 마음 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하는게 제일 큰 목표예요. 재즈적인 테크닉이나 기교 등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시도해볼 수도 있지만 제가 음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이거든요.

테크닉과 기교 같은 것들을 다 배제하고 제 안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도구로서의 음악이 어떻게 멜로디를 전해준다거나, 가사를 전해준다거나, 아니면 화음이나 특별한 색깔을 느끼게끔 한다거나 하는 그런 작용이 저한테 가끔 생길 때가 있는데 그걸 자연스럽게 끄집어내는 방식이 무엇일까를 제일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제주섬은 스스로에게 어떤 공간으로 인식되나요?
김세운 제주라는 공간성은 엄청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처럼 숲에서 하는 연주도 제주라서 가능한 것 같구요. 얼마 전에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면서 바다에 피아노를 놓고 연주 했던 적이 있는데 이런 모든 것들이 제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시도해 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주라는 특별한 공간성에 감사함을 느끼고 또 그 공간성으로 부터 많은 영감을 받곤해요.

김나형 저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기에 여기를 떠나고 싶어 했던 사람 중 한명이었어요. 그런데 성인이 돼서 다시 제주로 돌아와 보니 제주를 바라봤던 시선이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스스로 느끼게 됐어요. 떠나고 싶어 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제주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음악을 통해 제주적인 걸 어떻게 남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구요.

유성재 공간이 개인한테 미치는 영향은 정말 엄청난 것 같아요. 제가 이곳에 거주한지 7년이 돼 가는데 제주도는 그런 공간적인 의미부터 섬이 갖고 있는 역사적인 의미 까지, 제주에 사는 동안 제 삶이 너무나도 많이 변했기에 적어도 저한테만은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예술이 세상과 공간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믿으신다면 예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김세운 예전에는 재즈 연주자로서 기악 중심의 음악을 했다면 스프링플라워에서는 가사 있는 메시지 중심의 음악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하고 관객과의 공감을 위해 노력하기도 해요. 제주라서 그런 성향이 더욱 맞아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이곳에서 누리는 게 많기 때문에 노래 가사를 생각할 때 캠페인 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쓰고 있어요. 

유성재 저희가 오늘 ‘우리 흘러가네’ 라는 곡을 연주 했는데 이 노래가 사실 여름 동안 제가 겪었던 일을 글로 정리 하다 멜로디가 나중에 생각나 쓰게 된 곡이예요. 

보통 여러 사람들이 같이 협업 하거나 모여서 뭔가를 하면 소통이 잘 안 돼요.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우리는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어떻게 보면 본질적으로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동물이기에 커넥션이 쉽지 않거든요. 자연이랑 생태 개념도 같다고 봐요. 타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이 과연 자연과 생태를 바로 이해할 수 있나?

그런 의미에서 ‘우리 흘러가네’ 라는 곡은 ‘나는 흘러가는 인생이고 흘러가는 삶이지만 그것이 결국엔 누군가에게 닿거나 ,자연에 닿거나 생태에 닿거나 하는 그 어떤 닿는 지점이기에 거기서부터 우리의 관계나 메시지가 시작되 수 있다’ 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우리 흘러가네’처럼 앞으로 만드는 노래가 듣는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요. 그리고 노래 가사가 굳이 ‘자연을 지키자, 환경을 지키자‘ 처럼 표면적이지 않더라도 누군가와의 연결을 통해 우리가 의도하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구요.

김나형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다 보니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하죠. 듣는 이로 하여금 생각에 집중케 하는 메시지 전달자랄까? 여튼 메시지 전달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